비평의 새로운 공간 - 크리티카

  

 



크리티카 소개
평동인 크리티카는 동인 각자가 자유의지에 의하여 비평이라는 장르를 통해 자기 고유 정신을 발휘함으로써 타인과 함께 이룩하는 살아있는 비평, 문화와 사회 인간과 예술 전반을 아우르며 고전적 인문학 정신에 입각한 비평의 커뮤니티를 건설하고자 한다.

리티카는 오늘날 한국문학을 둘러싼 지형은 비단 비평뿐만 아니라 문학창작까지도 아예 예전과 같은 종합예술적인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단지 영화나 방송극, 디지털 게임을 비롯하여 문학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새로운 예술 장르들이 더 큰 힘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는 데에 연유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각 영역의 분화와 전문화가 고도로 진행되어 결국에는 각 영역의 의사(擬似) 자립화와 그에 따른 고립화를 초래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이들을 묶어주는 연결의 고리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인간 삶의 모든 영역 사이의 연결 관계는 더욱더 강화되어, 이제 더 이상 그로부터의 탈출구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회적인 네트워킹이 고도화되어 가고 있다. 각 영역의 의사 자립화와 이들을 남김없이 망라하고 묶어주는 전 사회적 네트워크. 이 네트워크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본에 의해 주도되는 시장과 인터넷이다.

리는 시장과 인터넷이 지금 우리에게 불가피하게 주어져 있는 환경이자 조건임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에 의해 형성되는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는 모든 것들을 관계짓지만 결코 그 자체로 참된 소통과 그에 기반한 주체의 형성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소통과 주체 형성에 비평이 기여할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평은, 오늘날 과거에 비해 놀랄 만큼 위축되어 있지만, 문학이나 여타 예술(작품과 행위를 포함하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세계에 대한 개진(開陳)이라든가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창작자와 수용자 사이의 개별적인 소통을 한층 더 넓은 범위로 확산하고 심화시켜, 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하는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관여한다.

리가 판단하기에 오늘날 비평의 위축과 문학시장에의 종속 상황은 비평이 이러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비평가와 작가 혹은 독자 사이의 소통뿐 아니라, 더욱 문제인 것은, 비평가와 비평가 사이의 소통조차도 이제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비평도 역시 단순한 정보로만 습득될 뿐, 작품을 매개로 한 정신과 정신 사이의 소통과 교류라는 본연의 역할을 상실한 상황.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 비평지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우리는 문학이, 그리고 문학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비평이 오로지 문학 자체만의 영역으로 관심이 국한되지 않고, 넓게는 사회정치적 현안을 비롯하여 인간 삶을 삶답게 해주는 미적, 윤리적 영역에다가 더 나아가서는 인간 삶의 온갖 사소한 관심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간적? 문제들을 다룰 수 있고 또 그러해야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크리티카는 그렇게 삶과 세계로 열려 있는 비평활동을 지향한다.

리티카는 고전적인 "비평의 독자성"을 추구한다. 잡지사의 상업성이나 혹은 문학작품의 해설에 종속된 비평이 아니라, 비평 고유의 정신으로 살아 있는 비평. 이는 문학만의 폐쇄적인 영역에 갇혀 있지 않는, 고전적인 인문학 정신과 마찬가지로 문화와 사회, 인간과 예술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비평의 대상이 단지 문학비평만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다. 문학 이외에 영화와 음악, 미술과 심지어 최근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서사물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들에 대한 문화이론과 사회이론, 철학사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모든 문화가 우리의 비평 대상이 된다.

리는 오늘날 기존 비평의 대상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되어버린 세계문학들에 대한 비평까지도 관심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한국문화시장에 수용되는 오늘날의 외국문학만이 아니라 고전적인 세계문학 작품들도 분명 오늘날의 우리 독자들이 즐겨 혹은 교양용으로 읽는 대상들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 또한 한국문학의 중요한 구성물들이다. 이들에 대한 전문적인 비평을 통해 문학과 문화에 대한 수준 높은 감상과 정신적 교류의 매체가 되고자 한다. 이와 같이 고전적인 비평 정신을 되살리는 길만이 사실은 오늘날의 문화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전위적인? 비평을 가능하게 하리라고 본다.

리티카는 비평과 아카데미즘을 분명하게 가르고 있는 벽을 허물고자 한다. 오늘날 아카데미즘의 성과들은 그 자신들의 언어만으로 씌어지고 그 자신들만 향수하는 학술지라는 벽에 갇혀 있다. 그러나 사실 가장 전문적인 비평의 능력은 그 분야의 아카데미즘에서의 성과와 결합하여야 나올 수 있다. 또한 아카데미즘의 성과들도 사실은 오늘날의 문화(고전적인 문화들도 오늘날의 대중들이 향수하고 있으면 오늘날의 문화에 속한다)에 대한 비평적인 관심과 결합하여야만 최고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비평적 관심과 학문적 관심을 결합하여 비평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한다.

리는 닫혀있는 자족적인 비평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언제나 안팎으로 전개되는 ‘공동의 모색’에 열려 있는 비평적 탐구의 장을 지향할 것이다. 따라서 크리티카의 활동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은 언제든지 크리티카 동인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동인이 아닐지라도 위에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활동공간들인 동인지나 크리티카 홈페이지는 언제나 열려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지의 사실이지만 디지털문화의 시대에 비평적 관심의 장은 단지 책이나 잡지 등의 아날로그 매체만으로 한정될 수는 없다. ‘광대한 넷의 세계’를 외면한 채 비평의 커뮤니티를 건설한다는 생각은 안이한 상황판단이다. 물론 우리는 책을 비롯한 아날로그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십분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문화의 위상과 변용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양자의 소통이고 생산적인 융합이라고 판단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안팎으로 열려있는 비평적 모색의 장을 구축한다는 취지로 우리는 작은 집 한 채를 온라인에 짓고 공개한다. 자주들 마실 오셔서 즐겁게 놀고, 대화하는 소통의 장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 크리티카 동인 일동

강우성(영문학), 권명아(국문학), 권성우(국문학), 권일경(국문학), 권희선(국문학), 김건우(국문학), 김경식(독문학), 김대성(국문학), 김동수(불문학), 김병구(국문학), 김성진(국어교육), 김성호(영문학), 김양선(국문학), 김영찬(국문학), 김태훈(불문학), 문영진(국어교육), 박상준(국문학), 변현태(노문학), 백지연(국문학), 송희영(독문학), 신두원(국문학), 신현욱(영문학), 오길영(영문학), 오원교(노문학), 윤정임(불문학), 윤혜준(영문학), 이경덕(영문학), 이경재(국문학), 이보경(중문학), 이용욱(국문학), 이정하(영화학), 정성철(미학), 정은귀(영문학), 조성면(국문학), 조현일(국문학), 차원현(국문학), 천정환(국문학), 황정아(영문학), 황정산(국문학) <2013년 10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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